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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 2025. 01. 21
조회수 : 73
■ 제목 | Blow up!■ 참여 | 최희정, 최보련■ 기간 | 2025.1.18~26(월요일 휴관), 오전 10시 - 오후 7시 사이■ 장소 | 성수아뜰리에(서울시 성동구 아차산로 104, 스탈릿성수 3층)■ 후원 | 성동문화재단■ 포스터 디자인 | 최희정
"부상을 입고 도망치는 동물은 더 이상 도망치지 못할 정도로 궁지에 몰리면 필사적으로 반격한다. 뒷걸음칠 길이 없으면 맹렬히 싸우며 죽을 때를 정한다. 쥐조차도 그렇다. 그러나 우리의 동포이자 만물의 영장인 인간은 상처를 입으면 상처가 행여 덧날까봐 견디기 어려운 것을 견디고, 참기 힘들 것을 참는다. 상처가 더 찢어지지 않도록 용케 도망 다니는 삶의 방식은 인간이 자신이 살기 힘든 역사에 의해 길들여지고 말았기 때문이 아닐까?" 매일같이 반복되는 생활의 예측 가능성, 이른바 '일상'은 과연 다른 시간대에서는 어떤 더 중요한 무언가와 맞바꿔서라도 얻고 싶어 했던 결과였을까? 삶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이 일상과, 혁명적인 비일상을 동시에 갈망하는 마음이 우리를 불행으로 몰아넣고 있는 것은 아닐까? 일상이 터져 나갈때마다, 이를 봉합하기 위해 온 힘을 다하는 우리의 모습은 눈물겹지 않은가?
그러나 그렇게나 원하던 예측 가능한 세계, 안정적인 일상에 마침내 발을 들여놓으면 어떠한가? 어느새 이 삶이 '진짜'가 아니라는 기분, 뭔가 잃어버렸다는 느낌에 사로잡히게 되지 않는가? 그럼에도 그 목표를 쟁취하고자 일상을 포기해버리는 순간, 되돌릴 수 없는 더 큰 불행이 찾아오게 되는 것은 아닐까? 모진 세계 속에서 모난 자아가 점차 둥글게 마모되어 가다 보면, 예전에는 대수롭지 않게 여기던 불행조차 감수하기보다 피하고 싶은 대상으로 바뀐다. 그러다 결국 아무런 사건도 일어나지 않는 상태가 좋은 상태라고 굳게 믿어버리는 지점에 이른다. 결코 완전히 성취될 수 없는 일상의 항상성에 대한 믿음이, 매주 반복되는 교회 예배 루틴처럼 경건하고 확고해지는 셈이다.
다나카 미쓰는 "우리를 엉망으로 만들지 않는 형태의 억압이 있다"고 하였다. 여기서 '엉망이 된다'는 것은 '모나지 않고 둥글게 사는 삶과는 적대적인 개념'을 말한다. 그렇다면 일상과 비일상을 깔끔하게 구분할 수 있다는 사실 자체가, 엉망이 되지 않을 수 있는 이들이 누리는 특권일지도 모른다. 엉망이 되지 않음으로써, 엉망이 되지 않는 대가로, 엉망이 되지 않고 싶기 때문에, 영하의 겨울날 얼어붙은 땅바닥에서 밤새 농성하게 만드는 절박함으로부터 면제 될 수 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교환은 생각처럼 등가적이지 않다.
나는 예술가를 현실 감각을 가능성 감각과 맞바꾸는, 손해 볼 게 뻔한 교환에 자발적으로 뛰어드는 사람으로 정의한다. 이들은 세상을 엉망인 상태로 볼 수 있게 될 때, 그로 인해 다른 세계의 가능성에 골몰하게 될 때, 그로 인해 가능성 감각이 현실 감각을 집어 삼키기 시작할 때, 그때야 말로 다른 방식의 반격을 설계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불확실한 믿음에 판돈을 건다. 그리고 민중미술(people's art)이 늘 더미의 역설에 부딪친다는 사실도... 걸개 그림이나 판화가 아니라고 해서, 직접적인 구호나 주장을 담고 있지 않다고 해서, 하나의 작업이 현실을 그저 '영감의 원천'으로만 소모하는 것은 아니다. 오늘날 정치성의 함량이 옅어 보이는 한 작품도, 다른 시대 속에서 민중미술로 재분류될 수 있다. 이러한 맥락은 끈임없이 재발견되고, 재맥락화된다. 가장 정적이고 수동적이며 초대의 방식에 가까운 '미술 전시'조차 격동의 시기에는다른 무언가가 될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전시에 소개되는 최희정의 <코풍선이>와 최보련의 <비명연구>가 보는이의 마음속에 고유한 반격의 이미지 같은 것을 불러일으키기를 바란다.
■ 작품 설명
• 코풍선이 Blowhard 최희정, 스틸컷 애니메이션, 5분, 2025거짓말을 하여 코가 길어진 목각인형 피노키오는 잘못을 뉘우치고 원래대로 돌아온다. 그런데 의문이 생긴다.큰 투자 없이 나무가 단시간에 쑥쑥 자란다면, 이보다 좋은 비료가 있는가? 거짓말을 하면 코가 길어지는 한 사람. 그는 피노키오와 다르게 자기 코를 십분 활용하여 경제저 가치를 창출한다.질 좋은 목재는 아니지만 거짓말을 원료로 끝없이 풍선을 만들어 낼 수 있다.허풍을 치고 거짓말을 하고, 또 남을 속인다.거짓은 나쁘다고들 한다. 하지만 어떻게 알 수 있겠는가?어떤 사람들에게는 그가 거짓말을 하는 것이 중요하지 않다. 거짓말로 생성된 결과물을 즐길 뿐이다.
• 비명연구 Scream Study 최보련, 소책자와 사운드, 10분, 2025새의 울음소리, 그중에서도 인간의 귀에 불쾌하게 들리는 경향이 있는 비명금류(non-oscine birds)의 울음소리와 비명소리 사이의 유사성에서 시작한 연구이다..새의 발성기관인 울대와 관련한 신화적 기원에서 출발하여, 존재하지 않는 소리를 복원하는 청각적 경향에 관한 가상의 시나리오를 거쳐,명금류와 비명금류의 소리를 디지털적으로 구현하기 위한 음향 시뮬레이터의 다이어그램을 드로잉의 일부로 제시한다.
주최
아투즈컴퍼니
25.01.31~25.01.31 (D-9)
양오낚시터
24.12.21~25.02.16 (D-25)
주식회사 가족사랑전람
25.03.13~25.03.16 (D-50)
서초문화재단
25.02.03~25.02.03 (D-12)
[남산골한옥마을] 남산골 설축제 [새해 꽃등]
[경향아트힐] 세상에 하나뿐인 마술같은 미술공연 페인터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