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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 2025. 01.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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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아트랩 전시 2025 DOOSAN ART LAB Exhibition 2025
두산아트센터 두산갤러리는 2025년을 여는 첫 전시로 《두산아트랩 전시 2025》를 1월 22일(수)부터 3월 8일(토)까지 개최한다. ‘두산아트랩’은 두산아트센터가 시각 예술과 공연 예술 부문의 젊은 예술가를 발굴하고 지원하기 위해 2010년부터 진행해 온 프로그램으로, 시각 예술 분야는 매년 35세 이하의 작가 다섯 명을 공모로 선정해 단체전의 형태로 소개한다. 이번 《두산아트랩 전시 2025》에는 고요손, 김유자, 노송희, 장다은, 장영해 작가가 참여한다.
이곳에 모인 다섯 작가들은 저마다의 방식과 태도로 자신과 바깥 세계와의 거리를 사유한다. 이들이 바라보는 바깥은 타인의 삶이나 다른 시공간의 이야기, 감각 너머의 존재와 현상이 되기도 하며 어떤 경우에는 자신을 둘러싼 가까운 현실이 된다. 고요손, 김유자, 노송희, 장다은, 장영해는 자신이 서 있는 자리와 외부 사이에 존재하는 거리를 예민하게 감지하고 그 사이를 두드리며 질문한다. 이들은 그 간격을 적극적으로 좁히거나 사이에서 새로움을 발견하며, 때로는 좁혀지지 않는 간극 그 자체를 작업으로 끌어안는다.
고요손에게 조각은 자신을 둘러싼 세계와 관계 맺는 방식이다. 그는 조각을 주변 존재와의 상호 작용 속에서 이해하며,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변화를 적극적으로 작품 안에 들여온다. 작가는 조각에 가변적 가능성을 부여하는 모든 조건을 환대하는데, 이는 의도된 행위뿐 아니라 시간이 흐르는 공간 안에 자연스럽게 발생하고 축적되는 온기, 흔적, 무게 등의 요소를 포함한다. 이를 위해 작가는 석고나 철과 같은 전통적인 소재 외에도 스티로폼, 우레탄, 점토, 셰이빙 폼, 깃털 등 변화의 흔적을 담아낼 수 있는 다양한 재료를 사용한다. 이번 전시에서 고요손은 조각이 그 자체로 완결된 대상이 되는 것을 의도적으로 거부하고, 새롭게 파생하고 확장할 수 있는 관계성에 초점을 맞춘다. 발레리노 전민철과 협업한 〈전민철, 추운 바람과 모닥불〉(2025)은 이들이 나눈 교감을 관람하는 이의 손끝에 느껴지는 온기로 전이시킨다. 이번 전시에 함께 참여하는 동료 작가들의 작품을 축소시켜 조각의 일부로 포함한 〈자장가 불러주는 조각〉(2025)은 누군가의 숙면을 바라는 마음을 담은 작업으로, 관객의 경험을 통해 그 의미를 완성한다.
장영해는 사회적 규칙, 기술 환경, 미디어를 통과하며 변화하는 신체의 물리적 성질과 위치를 다양한 매체로 탐구한다. 작가는 지난 작업에서 폴 댄스와 페어 스케이팅을 소재로 한 퍼포먼스를 통해 섹슈얼리티의 규칙이 생산하는 몸의 특정 행동 양식에 주목하고 이를 재구성해 왔다. 최근 퍼포먼스 작업 〈Black Maria〉(2023)와 개인전 《Glove box》(얼터사이드, 2024)에서 그는 카메라, X-ray와 같은 광학 장치 아래 신체가 이미지로 변환되는 과정에서 분절되고 사물화되는 현상을 고찰하며, 이를 통해 동시대 신체가 놓인 위계적 구조를 드러내는 동시에 몸의 주체성이 상실되거나 회복되는 순간에 발생하는 정동에 주목했다. 이번 전시에서 장영해는 첨단 미디어와 기술이 지배하는 현대 사회에서 신체의 생명력이 감각적으로 무뎌지고 왜곡되는 양상을 살핀다. 〈annie, cobalt〉(2025)에서 그는 전쟁이 미디어 환경에서 스펙터클로 소비되고 학살 현장이 골프장으로 덮여 버린 현실을 통해 폭력이 비일상적 충격에서 벗어나 익숙한 환경으로 스며드는 메커니즘을 드러낸다. 또한 〈blur, blur〉(2025)는 평균적 완벽성을 추구하는 AI 기술이 인간의 구체적인 감정과 몸짓을 재현하려는 시도를 탐구하며, 기술이 초래한 현대적 ‘바디 호러’를 들여다본다.
김유자는 사진이라는 매체를 통해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해 질문한다. 그의 작업은 손상된 필름에 의해 사라진 대상, 자고 난 후 몸에 남은 흔적, 인물의 정지와 떨림 등 불명료하게 감지되는 순간들에 주목한다. 김유자의 사진은 고정된 하나의 장면처럼 보이지만, 그 안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이미지 속에 스며있는 미묘한 움직임과 생동감이 나타난다. 이는 인물이 숨을 참거나 내뱉는 찰나, 고요함 속에서 들려오는 기척, 또는 무언가 전환되는 듯한 긴장감으로 관객에게 다가오고, 이러한 감각은 점차 ‘보이는 것’만큼 선명해진다. 김유자는 이처럼 시각적 경험이 다른 감각으로 전이되고 확장되는 순간을 통해 사진이 다성적인 감각을 담아낼 수 있는 가능성을 모색한다. 이러한 탐구는 종이의 물성과 프레임의 변주, 공간에 조응하는 설치 방식을 통해 한층 심화된다. 이번 전시에서 김유자의 작품들은 공간 곳곳에 배치되어 유동적이고 일시적인 광장을 형성하며 과거에 잃어버린 무언가, 혹은 새롭게 다가올 것이라 믿는 장면을 함께 상상하고 기다리도록 이끈다.
노송희는 유무형의 아카이브와 전시 공간을 재료로 삼아 이를 메타화한 영상을 제작한다. 작가는 자료의 본질을 면밀히 탐구하는 동시에 기존 서사에 고정된 장면을 해체하여 기억에 새로운 속도와 구조를 부여한다. 이번 전시의 작업 〈Best Television is Noh Television〉(2025)에서 그는 디지털 영상 매체가 제공하는 어디서든 감상이 가능한 접근성을 전복하고자 전시 공간과 화면 속 가상 공간 간의 관계를 새롭게 설정한다. 영상에서 작가는 두산갤러리 공간을 본인의 지난 작업들을 망라하는 새로운 가상 전시공간으로 전유한다. 영상은 전시장 입구를 시작으로 또 다른 가상의 전시 공간으로 이어지며, 곳곳에 배치된 〈진리는 가면의 진리다〉(2021), 〈Time Shifting Box〉(2022) 등 작가의 지난 영상과 2024년 시청각에서 열린 개인전 《Dizzy》의 기록물들을 경유한다. 실제와 가상의 두 공간이 맞물려 만들어내는 경험은 관객에게 이질적이면서도 하나의 통합된 세계로 다가오며, ‘어디에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노송희는 이를 통해 물리적 공간과 디지털 공간, 과거와 현재를 연결하며 또 다른 방식의 아카이브 읽기를 제안한다.
장다은은 표면과 장막이 지닌 개념을 탐구하고, 그 이면 혹은 너머에 존재하는 다양한 시공간의 이야기를 수집한다. 그의 작업에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구조물인 ‘막’은 두 개의 시공간을 만들어주는 장치로, 주로 여닫을 수 있는 형태로 나타나 저편의 세계에 대한 작가의 거리감과 동시에 그것에 대한 호기심을 나타낸다. 장다은이 수집한 설화, 동화, 역사 등은 그의 작업에서 평면과 입체, 퍼포먼스를 넘나드는 ‘그리기’의 행위로 기록되고 증언된다. 작가는 내러티브 속에 몰입하여 사라지거나 충돌하는 과정을 반복하는데, 이를 통해 너머의 세계는 전환 가능한 구성물로 변모하여 현실의 일부로 확장된다. 윈도우 공간에 설치된 〈7718〉(2024)의 여섯 개의 장막에는 작가가 직접 보았거나 누군가의 시선을 통해 수집한 ‘창문’에 얽힌 서사가 그려진다. 이는 작가가 매일 밤 침대에 누워 바라보는 불 켜진 창문의 모습, 소설이나 미술사 속에서 타인의 시선으로 기록된 창문과 풍경 등 서로 다른 시공간에 존재하는 장면을 담는다. 중첩된 장막은 공간적 연쇄를 형성하며 서사의 겹을 만들고, 이는 벽 너머 전시장 안에 설치된 작품 〈파랑 커튼〉(2024)으로 이어져 장막 속 시간을 들추고 다시 응축시킨다.
고요손, 김유자, 노송희, 장다은, 장영해는 외부를 감지하는 각기 다른 방식을 통해 내면에 잠재된 부피와 내용을 포착한다. 우리가 어떤 대상을 바라볼 때 물체에서 반사된 빛이 다시 우리의 눈으로 되돌아오는 것처럼, 외부를 주의 깊게 관찰하는 행위는 곧 내면을 비추는 과정으로 이어진다. 이번 전시에 참여한 다섯 작가는 바깥 세계를 감각하며 발생하는 섬세한 진동과 울림을 감지하고, 이를 더 깊이 들여다볼 것을 제안한다.
주최
서울숲Studio 301
25.01.11~25.01.26 (D-11)
국립생태원
24.11.05~25.02.02 (D-18)
국회도서관
25.01.02~25.01.22 (D-7)
강서문화원
25.01.18~25.01.18 (D-3)
2025 전북 공공외교단 모집
뮤지컬 [아나키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