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색중입니다.
등록일 : 2024. 12. 27
조회수 : 258
구와바라 시세이 베스트 사진전 다시 돌아본 한국
2024. 11. 19 - 12. 30 갤러리 안터 (안터 개관 및 작가와의 만남, 11월 19일 오후 4-6시)
구와바라 시세이는 50여 년간 격동하는 한국의 모습을 사진으로 기록해온 일본인 사진가다. 국내뿐만 아니라 북한, 사할린, 베트남 등 그는 한국과 관련된 곳이면 멀다 않고 찾아가 사진을 남겼다. 일본에서 그는 미나마타 수은 공해병을 반세기 동안 추적해온 사진가로 널리 알려져 있지만 그의 사진세계에서 한국은 뗄레야 뗄 수 없는 나라다. 1백여 회의 입국, 셀 수 없는 체재일, 수만 컷에 달하는 사진 등 한국은 그의 주요 사진테마의 하나였다. 공식적으로는 2015년 연평도와 팽목항 취재 등을 통해 그의 한국에서의 취재 활동이 마무리되는 듯했지만 최근까지도 그는 한국을 방문할 때마다 카메라를 들고 현장을 찾는다.
이번 전시는 그가 촬영한 한국 사진 가운데 대표작이라 할 만한 흑백사진 40여 점이 선보인다. 한일회담 반대데모(1965), 베트남 파병, 청계천, 팀스프릿 한미연합군사훈련, 주한미군 기지촌, 농어촌 사람들 등 한국이 민주화와 경제발전의 노정에서 겪었던 일들을 기록한 사진들을 엄선했다. 전시작은 작가가 직접 젤라틴 실버 프린트 방식으로 프린트한 것 가운데 그의 사진집을 줄곧 출판해온 눈빛출판사 이규상 대표가 맡아 선정했다. 이번 전시에 맞춰 오랫동안 품절돼 있던 사진집 [격동한국 50년]을 재발행해 그의 한국관계 사진 전부를 볼 수 있게 했다. 작가의 방한 일정상 인덱스 전시를 마치면 장소를 옮겨 이번에 새로 개관하는 ‘안터’에서 연말까지 전시가 계속된다.
20대 청년 구와바라 시세이가 취재를 위해 한국 땅에 첫발을 내디딘 것은 1964년이었다. 그는 흙먼지 날리는 김포가도를 통해 도심으로 들어오면서 전근대기의 한국을 보았다. 일제강점기와 동족상잔의 전쟁을 겪으면서 한국의 산하와 한국인의 가슴속에 피멍울져 남아 있는 역사의 상흔도 목격했을 것이다. 본격적인 근대화가 시작되기 이전에 그가 한국에 당도한 것은 그에게나 우리에게도 행운이었던 것 같다. 근대화의 노정에 지워지고 사라지는 것들을 그가 기록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오늘의 한국은 우리가 잊고 외면하고 싶어도 과거가 쌓여 현재에 당도한 것이다.
90을 바라보는 그는 요즘도 한국에 오면 카메라를 손에서 놓지 않는다. 다만 전에는 동행인들을 앞장서 갔지만 요즘은 다리가 불편해 뒤돌아보며 기다려주어야 한다는 것이 달라졌을 뿐이다. 한 외국인 사진가가 오랜 세월 걸으며 기록한 우리의 숨겨진 모습을 볼 수 있는 전시다.
[작가의 말]
내가 한국에 처음으로 발을 디딘 것은 1964년 7월 14일로 기억한다. 일본항공 콘베어 880 제트기로 내려선 김포공항은 바로 한강 가까이에 위치하고 있었다. 나에게 있어서는 최초의 해외여행으로 그때 내 나이 27살이었다.
입국 수속장으로 발길을 옮기는 나는 전신이 긴장감으로 굳어지는 것을 느꼈다. 한국과 일본 사이에 국교가 단절된 그 당시로서는 예측할 수 없는 내 운명에 대한 불안감이 엄습해 온 때문이다. 공항에서 서울 시내로 향하는 도로는 포장되지 않아 차창에서는 뿌옇게 흙먼지가 일고 있었다.
국교가 수복된 것은 다음해 1965년이다. 그로부터 이웃나라 한국과 인연을 맺은 지 어느덧 50년이란 세월이 흘러 반세기가 넘었다.
보도사진가로서의 취재 테마 「한국」은 60년대 수년간으로 종료될 것이라는 막연한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분단국가인 한국은 포토저널리스트라는 직분에게는 취재욕을 불지르는 최대급의 소재들로 가득 차 있었고 역사와 문화, 대륙적 풍토마저 나를 매료하여 사진기록자의 혼을 사로잡기에는 그리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그 이후로 단속적이긴 하나 「한국」을 일생의 테마로 마음에 정하고 취재를 지속하게 된 것이다.
1960년대까지의 한국은 동란 이후로 경제가 피폐해 있었고 내가 목격한 1965년은 일본과의 국교회담을 굴욕외교라 외치며 반대하는 대학생들의 격렬한 반일데모가 수도권에서 이어졌었다. 또 그해 가을에는 한국군의 베트남 파병이 실시되었다. 1970년대부터는 급속한 경제의 고도성장이 이뤄지면서 노동쟁의가 빈발했고 격렬한 민주화 운동이 전개되었다.
나의 한국 취재는 단속적인 사진 기록에 불과하나 분단국가인 한국은 오랜 세월을 피땀과 눈물로 갈등하며 걸어온 장렬한 반세기였다고 생각한다.
[구와바라 시세이]
구와바라 시세이(桑原史成, 1936-)는 일본 시마네(島根)현 츠와노(津和野) 출생으로, 도쿄농업대학과 도쿄사진전문학교를 졸업했다. 수은 중독에 의한 공해병인 ‘미나마타병’을 주제로 한 첫번째 작업이 1963년 일본사진비평가협회가 주는 신인상을 수상하면서 다큐멘터리 사진가로 사진계에 입문하였다. 1964년부터 두 번째 작업으로 한국을 취재, 기록하기 시작하였으며, 이후 50여 년간 한국을 백여 차례 드나들면서 10만여 컷의 방대한 작업을 축적하였다. 그가 한국에서 촬영한 사진은 정치·경제·사회·문화 분야를 망라하고 있으며, ‘사건 전면에서 벗어나지만 현실의 핵심을 찌르는 영상미학과 표현 스타일’을 시종일관 견지해 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그는 사진의 본질은 ‘기록성’이라는 신념을 평생 구현해 온 ‘다큐멘터리 사진가’다. 1960-1970년대에 집중 촬영한 그의 사진은 한국사진의 공백을 메워주는 귀중한 작업이다. 그의 고향 츠와노에 ‘구와바라 시세이 사진미술관’이 설립되어 그의 평생에 걸친 작업들을 상설 전시하고 있으며, 1982년 일본 이나 노부오 사진상과 2002년 한국의 동강사진상, 2014년 도몬켄 사진상을 수상했다.
주최
신선낚시터
24.12.21~25.02.16 (D-39)
SYAP
25.01.14~25.01.14 (D-6)
EDEN CLASSIC
25.02.04~25.02.04 (D-27)
스페이스K 서울
24.12.12~25.02.23 (D-46)
문학광장 제111기 신인문학상 공모
유석일 개인전 [Penetrating Vis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