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색중입니다.
■ 기간 : 2024-12-06 ~ 2025-01-11
■ 주최/후원 : 국립현대미술관, 아담 미츠키에비츠 문화원
■ 장소 : 서울 지하1층, MMCA영상관
■ 관람료 : 무료
무빙 이미지의 예술: 폴란드 애니메이션과 필름 아방가르드
(기획: 우카시 론두다, 카롤 사프라니에츠)
무빙 이미지의 예술은 필수불가결하게 20세기와 연결되어 있는 만큼, 이에 대해 이야기하려면 해당 시대에 내재된 역사적, 정치적, 이념적 혼란도 전달해야만 한다. 실험적 아방가르드 예술은 일반적으로 격렬한 혼란의 선상에 위치하며, 작가들은 스스로를 관행적 억압, 폭력, 배제의 반대편에 위치시키고, 동시에 그들이 대표하는 공동체의 열망, 이상, 그리고 가치를 환기시킨다.
때로 예술가는 용감한, 활동가적인, 혹은 정치적인 행동과 관행을 통해 직접적으로 행동하기도 하고, 때로는 상징이나 암시, 절제된 표현에 의존하기도 한다. 따라서 이 이야기는 겉보기에는 한국과 전혀 동떨어져 보이지만 아마도 격변의 20세기에 비슷하게 영향을 받았던 나라이자 강대국간 권력투쟁의 희생양이 되었던 나라, 독립과 자기결정권을 위해 용감하게 싸우며 현재의 세계질서에서 자신의 자리를 찾고자 노력했던 나라인 폴란드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폴란드는 인접한 세 개 국가에 의해 123년 동안 그 영토가 분할된 채, 나라가 없는 상태로 20세기에 들어섰다. 1918년, 폴란드는 20년 동안 독립을 되찾았지만, 2차 세계 대전 중에 나치 독일에 점령당했고, 무엇보다도 홀로코스트 희생자 수백만 명이 처형된 장소가 되었다. 이후 폴란드는 거의 반세기 동안 소련의 비민주적인 위성 국가가 되었다. 내부적 긴장 및 강요된 정치 체제에 대한 점점 거세지는 반대는 1980년대 후반, 세계적인 지정학적 혼란과 만나면서 폴란드에 민주주의와 함께 세계 자본주의 경제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도 가져왔다. 민주주의의 첫 12년은 희망의 승리이자 꿈의 성취였지만 동시에 다른 종류의 문제도 발생했다.
자본주의의 대대적인 확장은 새로운 사회적, 이념적 분열을 가져왔고, 오늘날까지도 다양한 형태로 존재하는 내부적 균열을 드러냈다.
이번에 소개하는 작가들은 이 시대의 상황을 면밀히 관찰하며 도전하고, 분석하고, 논쟁하고, 경고하고, 웃고, 자극하고, 지적해왔다. 그들은 이러한 노력을 오늘날에도 지속해 나가며, 현재의 상황에 동의하지 않고, 진정한 변화를 위해 분투한다. 그들은 다른 사람들이 인식하지 못하는 문제에 반대하며 주의를 집중시킨다.
이번 프로그램은 한국에서 이러한 형태와 규모로 선보인 적이 없는 폴란드 시청각 문화의 경향을 포괄적으로 소개하려 한다.
세 개의 섹션에 걸쳐, 우리는 영화계와 예술계 둘 모두와 관련된 영화 관련 활동에 있어, 다양한 실험적, 아방가르드적인 요소의 출현을 가장 흥미로운 방식으로 보여주는 작품, 작가, 그리고 경향을 선보일 것이다. 이들 분야 사이의 상호 작용과 긴장은 그 자체로 매혹적이고 도전적인데다, 이들은 더욱이 전후 폴란드 특유의 정치적, 문화적, 사회적 맥락에 내재되어 있다.
이러한 미묘한 뉘앙스를 부각시키고자 상영작들은 작가의 배경 정보와 프로필을 포함하는 내러티브와 함께 구성될 것이다. 우리는 폴란드 예술 활동의 특정 요소가 어떻게 국제적 추세와 일치하고, 심지어 영향을 미치거나 선행했는지를 보여주는 동시에, 이 같은 요소들이 어떻게 지역적 맥락에 의해 형성되었는지 역시 주의를 기울이고자 한다.
우리는 다른 유럽 아방가르드의 흐름을 되돌아보며 고유한 언어와 스타일을 만들어내어 전 세계적인 현상이 된 이른바 폴란드 애니메이션 학파에서 시작을 한다. 여기서부터 폴란드 영화 제작자들을 영화계에서 시각 예술로 끌어들인 형식적, 개념적 실험까지는 즈비그니에프 리프친스키의 작품만 언급하더라도 그리 멀지 않다. 그러나 이후 20년에 걸쳐 이러한 구분이 굳건해지기 이전에, 예술계의 자원을 십분 활용한 몇몇 영화 작품이 있었다. (예: 그제고시 크룰리키에비츠의 ‹관통›, 보이치에흐 스마조프스키 또는 보그단 지보르스키의 작품)
1970년대에 영화적 실험은 해방과 페미니즘 활동을 위한 훌륭한 수단이 되었다. 그 시대의 가장 상징적인 작품 중 일부는 무빙 이미지의 언어, 즉 미적 가능성과 물질성과의 관계를 탐구하는 영향력 있는 여성 예술가들에 의해 만들어졌다. 이러한 경향은 그 후 수십 년 동안 다양한 방식으로 지속되다가 21세기에 새로워진 활력으로 돌아왔다. 이는 뛰어난 폴란드 여성 예술가들이 끊이지 않고 배출되는 현대의 폴란드 애니메이션 예술에 의해 예증된다. 그들은 새로운 길을 모색하고, 매체의 역사에 이의를 제기하면서도 전통을 계속 활용하며, 동시에 혁신적인 시각 언어와 기법에 대한 개방적인 접근 방식을 유지한다.
마지막 3부는 무빙 이미지를 이용한 실험에 참여함으로써 주변 현실의 복잡성에 적극적으로 관여하는 현대적이고 (국내외적으로) 잘 알려진 예술가와 영화 제작자에게 할애될 것이다. 아그니에슈카 폴스카는 다양한 영화적 전통에 대한 흥미진진한 예시들을 소개하면서 이를 현대의 예술 전략 및 오늘날의 시급한 문제의 영역으로 끌어들인다. 보이치에흐 봉고프스키는 자신의 전체 이미지로 점점 더 많은 뉴미디어를 감염시키는 동시에, 때때로 음악으로 돌아가 애니메이션 이미지를 가지고 유희하는 전통을 이어간다. 또한 알렉스 바친스키-옌킨스가 ‹이런 기분›에서 보여줄 예정이듯, 예술 분야는 퀴어적 관점에 대한 자유와 해방, 그리고 성찰의 장이기도 하다. 마지막으로 애니메이션의 언어를 창의적으로 활용하는 요안나 라이코프스카는 인간이 아닌 존재들과의 조우를 준비시켜 줄 것이다.
이들 사이에는 영화와 예술을 다양한 방식으로 결합한 최근의 장편 영화 두 편을 상영할 예정이다. ‹광자›는 노르만 레토의 예술적 실천을 장편 영화의 관습에 맞춰 독특하게 각색한 것이다. ‹사랑하는 마음›도 SF 디스토피아 스타일을 유지하면서 이론적 성찰과 큐레이터 활동을 장편 멜로드라마의 관습과 결합하려고 시도한다.
1960년대와 1970년대 전후 폴란드와 관련된 (네오)아방가르드와 그 영화적 모험의 “황금기”를 되돌아보고, 이를 현대적 추세와 병치함으로써, 우리는 폴란드의 무빙 이미지 예술의 폭과 다양성뿐 아니라 (모호하고 내부적으로 상충되는) 일관성을 탐구하고자 한다. 이러한 형식으로 콘텐츠를 제시함으로써, 우리는 이것을 매력적이며 유의미하게 만들 뿐만 아니라, 끝없이 영감을 불러일으키는 잠재력을 보여주고자 노력할 것이다. 상영 기간 중에 관객은 폴란드와 한국의 예술을 연결하는 요소를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어딘가 유사한 역사적 문제, 사회적 쟁점, 경제적 분열을 겪은 만큼 한국관객들이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 프로그램 이벤트
○ 강연. 사라진 여성 애니메이션 작가에 대해
- 강연자: 한나 마골리스 (영화연구자)
- 일시: 2024년 12월 7일(토) 19시
- 장소: 국립현대미술관 서울, MMCA영상관
○ 아티스트 토크 1. 이사벨라 풀루친스카
- 일시: 2024년 12월 14일(토) 19시
- 장소: 국립현대미술관 서울, MMCA영상관
○ 아티스트 토크 2. 요안나 라이코프스카
- 일시: 2025년 1월 11일(토) 19시
- 장소: 국립현대미술관 서울, MMCA영상관
※ 이 프로그램은 아담 미츠키에비츠 문화원의 한국-폴란드 수교 35주년 기념 문화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진행됩니다.